Intro
GFFG는 이제 익숙한 이름이죠. 노티드, 다운타우너, 호족반, 웍셔너리 등 엄청난 브랜딩과 괜찮은 맛으로 MZ세대를 휩쓸고 있는 외식업 브랜드입니다.
작년, 압구정에 GFFG가 독기 가득하게 세운 건물이 있습니다. 아래층은 '애니오케이션'이라는 베이글 맛집이고, 위층엔 '키마초밥'이라는 초밥집을 오픈했는데요. 오픈과 동시에 사람이 너무 몰려서 저는 아직까지 애니오케이션을 못 가봤을 정도입니다. 솔직히 '런던베이글뮤지엄'생긴 이후로 조금 주춤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후후.. 조만간 한 번 가보겠습니다.
아무튼 역시 일말의 촌스러움도 용서할 수 없었던 GFFG가 초밥집에 혼을 갈았습니다. 홈페이지 설명은 이렇습니다.
미국 서부의 서핑보드 컨셉의 캐주얼한 스시 브랜드 키마스시입니다.키마스시는 B.I는 물결(wave)을 상징하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서핑보드 모양의 테이블과 야자수 조명 등 미국 서부의 한적한 해변가의 분위기를 자아내 마치 그곳에서 스시를 즐기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밥과 서핑보드? 정말 윤식당 옆집에서 열 것 같은 레스토랑의 컨셉으로 생긴 곳인데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GFFG가 새로운 곳을 오픈할 때마다 너무 즐겁습니다. 이쪽 기획자분들의 오래도록 건강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오늘 내돈내산 키마스시 리뷰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렛츠고.
지도
주소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1길 14 2층
영업시간 : 11:30 - 21:00 / 15:00 - 17:00 브레이크타임 / 20:00 라스트오더
전화번호 : 0507-1390-1472
주차 : 발렛파킹 3천원 - 1시간 30분 (시간 초과시 10분당 500원)
웨이팅
키마스시는 테이블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어플로 사전 예약이 가능합니다. 보통 오픈시간에는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12시 넘어서부터 대기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가게 사진
1층은 '애니오케이션'이므로 이 간판뒤에 계신 분들은 '애니오케이션'대기하시는 분들입니다. 키마스시는 조금 더 안쪽에 들어가야 해요. 자연광에 그림자진 이 간판이 키마스시 컨셉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넣었습니다.
이렇게 안쪽으로 가면 2층 안내 문구가 있습니다. 가는 길에 애니오케이션 야외테이블을 지나가야 합니다. 의도된 걸까요? 공간디자이너에게 간절히 묻고 싶네요. 조금 비효율적인 느낌이지만, 어릴 적 이마트 푸드코트에서 테이블 사이사이를 빠져나가던 시절을 생각하며 재빠르게 지나가줍니다.
미쳤나봐. 옆에 수목까지 기획된 걸까요? 들어가면 청량함이 싸악 감쌉니다. 테이블도 너무 재밌게 서핑보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너무 컨셉에 몰입한 나머지 의자의 편의성은 0에 수렴해 보이지만, 아무렴 어떱니까. 진짜 윤식당 해변가에 식탁이 뭐 편하겠어요? 그런 즐기는 마음가짐으로 앉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저녁에 얼그레이하이볼로 한잔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곳의 진수는 낮입니다 낮. 낮에오세요. 이 청량함을 즐기세요.
하여간, GFFG 브랜딩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칭찬은 '재수 없다'라는 말인데요. 모르겠어요. 동기들이 칭찬을 '어우 재수 없다? 너 과제 재밌게 하네?' 이런 식으로 자주 말해서 제 입에도 붙었습니다. 처음 보는 분들은 낯설어하는데 절 좀 아는 사람들은 '재수 없다'소리 들으면 최고의 칭찬을 들었다며 너무 좋아하거든요. 이날 '재수 없다'는 소리가 한 10번 나온 것 같습니다. 어우 이 사람들 일 재밌게 하네?
주문 메뉴
스페셜콤보 18,000 원
새우탕면 12,000 원
연어과카몰리마리 11,000 원
스페셜콤보 18,000 원
스페셜콤보 두 개를 시켰습니다. 여기 시그니처는 타코까지 나오는 한판인 것 같은데, 저희는 세 사람이라서 효율적인 주문을 했습니다. 가격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개편하면서 구성이 조금 달라진 것 같은데, 요즘 구성은 장어가 빠진 것 같으니 참고해 주세요.
초밥은 맛있었습니다. 밥알도 촉촉하고 적당히 미지근하니 맛있었어요. 그냥 먹자마자 '이 집 초밥은 잘하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워낙 초밥을 좋아하기도 하고, 요새는 돈을 모아서 1년에 두어 번 오마카세 가는 게 더 가치있는 소비라고 생각하다보니 입맛이 예민해지는데, 맛있었어요.) 딱 좋은 온도의 초밥이라서 맛에도 전문성이 보였습니다. 사실 키마초밥 공사하는 걸 봤을 때 사람인인가 잡플래닛에서 초밥 셰프 구인공고 하는 걸 봤거든요. 저 예리하죠? 그때 경력 요구사항이 꽤 됐던 것 같은 기억이 가물가물 납니다. 아무튼 오픈키친 형태라, 전문 셰프님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만드는 보면서 먹으니 신뢰 상승, 맛도 상승하는 기분이네요.
새우탕면 12,000 원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새우탕면인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냥 그랬습니다! 정말 새우탕면 컵라면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이런 건새우맛 어디서 많이 느껴봤습니다. 대만 새우마약라멘 맛이 이래요. 일식인데 새우향이 진하게 나고 슴슴한 맛을 느껴보니 저는 오히려 타이음식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5살 나이가 지나면, 국이 필수인 거 아시죠? 제가 너무 연령대를 낮게 잡았나요? 아무튼 과거 어르신들이 '국 가져와 국!' 이런 말을 괜히 한 게 아닐 정도로 국은 필수요소입니다. 따로 미소된장국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라면을 시킬 수밖에 없죠.
그래도 안에 튀김과 게란, 새우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들어있어서 시켜서 먹어볼 만합니다. 어쩌겠어요. 그냥 예상 가고 특별한 맛이 아니란 거지 맛없단 건 아닙니다. 마치, 호텔 파인다이닝에서 술을 먹고 싶은데, 맥주 가격이 2만 원이지만 눈물 흘리며 구매하는 것처럼, 이것도 흐린 눈으로 같이 주문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랍니다. 받아들이세요.
연어 과카몰리 마리 11,000 원
이 메뉴 정말 추천드립니다. 초밥이야 뭐 아는 맛이지만, 새로운 맛을 즐기려면 '마리'로 된 메뉴들을 시켜야 합니다. 이날 연어과카몰리마리를 시켰는데, 어우 부드러운 아보카도 베이스에 오이가 들어간 김밥이 얼마나 잘 어울리던지. 상큼한데 기름진 연어향이 입을 싹 감싸면서 조화롭게 포텐 터집니다. 진짜 너무 괜찮았어요. 가격도 나쁘지 않고, 사이드메뉴로 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뉴입니다.
총평
굳이 시그니처 메뉴를 시키지 않더라도, 이렇게 단품으로도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어떻게 매번 압구정에 와서 큰돈 쓰나요? 점심에 와서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에서 간단히 드시고, 저녁에 제대로 돈을 쓰세요. 괜찮은 칵테일바만 가도 한잔에 25,000원이니 기왕 점심에 즐기는 거 적당하고 가성비 좋고 분위기 좋은 데를 가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곳에 적합한 곳이 여기, 키마스시인 것 같네요.
이전 글은 너무 맛있지만 비싸서, 여러분이 행여나 비싸다고 할까 봐 구구절절 리뷰를 썼지만, 역시나 비싸단 반응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주륵)하지만 이 씁쓸한 마음에 오늘은 좀 가격대도 괜찮은 맛집을 가져왔습니다. 항상 제 글을 보실 땐, 이곳이 임대료가 비싼 압구정에 위치했단 점 항상 감안해서 봐주시고요. 다음엔 압구정이 아닌 리얼 가성비 맛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평점
●●●◐◯
3.8점
'맛집 > 압구정 (feat.압구정 직장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압구정 맛집] '클랩피자' 힙하고 맛있는 미국식 피자 맛집(메뉴추천) (58) | 2023.03.23 |
---|---|
[압구정 맛집]'묵전' 유명한 한식주점, 점심 메뉴조차 맛있는 맛집 (53) | 2023.03.22 |
[압구정 맛집]'뉴만두집'어르신 핫플레이스 찐 맛집, 미쉘린 가이드, 이영자픽 (41) | 2023.03.20 |
[압구정 맛집/카페]'달마시안' 브런치 핫플 맛집, 유럽감성 가득(메뉴추천) (52) | 2023.03.18 |
[압구정 맛집] '만복국수'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점심 맛집(메뉴추천) (34) | 2023.03.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