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숙대입구역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상록수가 압구정에 상륙했다.
공사하고 있는 건 봤는데, 어느 날 가서 보니까 2001년도 슈퍼마켓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새 건물을 저렇게 낡게 구현해내다니 괜히 줄 서는 식당에 나온 맛집이 아니다.
압구정아 오래오래 건강해서 많은 맛집을 거느려야 한다~.
자 이제 내돈내산 후기 렛츠고
압구정 상록수 지도
서울 강남구 언주로164길 35-4 1층, 2층지도
영업시간 : 16:00 - 24:00 / 23:30 라스트오더
전화번호 : 0507-1401-2591
편의 : 단체석, 주차, 발렛파킹, 예약, 무선 인터넷
상록수 입구 및 내부
녹슨 철문은 어떻게 구현한 거래? 사장님, 혹시.. 무대연출과 전공하셨나요?
요새 맛집으로 살아남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 건너편이 미국 느낌의 햄버거 가게라서 그런가? 더 오묘한 조합이다.
이 좁은 골목은 앞으로 사람이 더 많아지겠지.. 왜냐? 그 옆에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있기 때문이다!
예약
여기에 두 번 왔는데,
네이버예약과 전화예약 둘 다 가능하다.
예약을 안 하고 오면 이날은 포기하는거라 생각하자..
예약 걸어놓고 2차로 오기엔 너무 무거운 가게니까.
처음 방문했을 때 예약 못하고 갔는데, 사장님이 예약자 명단을 한참 보시더니 그냥 들여보내 주셨다. (오예~)
아무래도 오픈하는지 일주일도 안 됐고, 우리가 뒤에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염불을 외우고 있어서
가뜩이나 정신없으신 사장님을 더욱 자극한 것 같다.
아무튼, 사장님 더 힘들게 하지 말고 꼭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메뉴
황지살 19,000원
비빔수제비 6,000원
주사위목살 15,000원
오도독갈비 15,000원
김치찌개 8,000원
여기 시그니처는 황지살, 비빔수제비다.
둘이 황지살, 후추뽈살을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아쉬워서 급하게 언니를 불렀다.
고작 자기들 욕망 채우겠다고 퇴사한 언니를 갑자기 불렀다고 보면 된다.
언니가 와준 덕분에 오도독갈비도 시켰다.
황지살 19,000원
진짜 신기하게 생겼다. 난 이렇게 동그란 모양인 줄 알았는데 곱창처럼 돌돌 말려있던 거였다.
카메라를 안 들 수가 없는 모습이다.
기본 반찬이다. 나물은 이따 고기 불판 위로 올라간다. 저 감자샐러드는 되게 쫄깃하고 맛있다.
안에 뭘 넣었길래 쫀득거리지? 다음에 술기운을 빌려서 사장님께 물어봐야겠다.
(친구는 내가 직원한테 뭐 물어보는 거 싫어하지만, 나는 아랑곳 안 하고 물어볼 거다.)
비빔수제비 6,000원
익어가는 동안 비빔수제비를 먼저 먹으면 된다.
이거 무조건 먹어야 한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 나랑 친구인데 이걸 안 시켰다면 나랑 절교다.
밀가루를 차게 놓으니까 얼마나 쫀득하던지.
평소 칼국수는 배척하고 수제비를 사랑하던 분들은 감격할 것 같다.
여기 반찬도 다 맛있는데 이런 사이드 메뉴는 더 맛있으니,
'그래 어디까지 내 배에 들어가나 보자'라는 호승심이 들게 한다.
처음 먹어보는 황지살!
곱창같이 말려있는데 다 구우면 항정살 같은 모습이다.
실제로도 항정살 맛이 난다.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게 진짜 내 입맛을 제대로 저격한 맛이다.
옆에 나물을 야무지게 올려서 먹으면 더 맛있다.
주사위 목살도 아주 맛있다.
하지만 다음에 간다면 후추 뽈살을 먹을 것 같다.
맛있긴 하지만 숯불로 구워 먹는 게 아니라면 특이한 걸 먹는 게 더 좋더라.
오도독갈비는 난 너무 좋았다.
그런데 좀 호불호가 갈린다. 평소 오도독뼈를 즐겨 먹는 편이라면 추천한다.
이게 오도독뼈 부분이라 그런지 살코기 부분은 살짝 부스러기 같은 식감이다.
난 어르신들이 동네에서 구워 먹는 느낌이 나서 좋았다.
먹다가 살짝 리프레시한 느낌으로 갈비를 시켰더니 위가 확장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앞으로 퇴근 후에 고기 먹고 싶으면 여기 갈 것 같다.
압구정역 쪽에 잠수교집이 있는데 거긴 좀 거리가 돼서 웨이팅을 해야 한다.
거리상 측면과 맛에 있어서 아주 완벽하다고 볼 수 있겠다.
음식계의 콜럼버스, 맛잘알, 지식인, 선구자인 선배 블로거들이 김치찌개 안 시키면 한 대 맞을 줄 알라고 해서 시켰다.
역시 선배님들 말은 들어야 한다. 여러분도 이 글을 보시고 김치찌개 안 시킨다면,
저에게 랜선 회초리를 맞을 수 있단 점 숙지하시길 바란다.
안에 고기가 너무 많아서 끝이 없고 심지어 생고기로 끓인 거라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총평
이곳은 2차를 갈 수 없을 지경으로 많이 먹게 만드는 무서운 곳이다.
다들 본인의 위와 원만한 합의를 이룬 후에 방문하길 권고드린다.
난 합의가 잘 안돼서 집에 두 정거장 걸어갔다.
그만큼 괜찮았다고 추천해 드리고 싶다.
직원분들은 친절했다.
하지만 진짜 정신없다. 바빠서 그런가 주문 누락도 있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땐 너무 바빠서 호일을 직접 바꿔달라 부탁하시더라.
불판 가는 거면 이해하겠는데 호일은 너무 어렵지 않나..? 의문이 들어 하면서도 몸은 착실하게 교체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정쩡하게 바꾸다가 다 쏟으니 직원분이 다시 깔아주셨다.
호일은 얇다 보니 양탄자 위에 올라간 고기를 교체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어려웠으니 다들 직원분께 맡기길 추천한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도 여전히 정신없었다.
바빠서 잘 못 들으시더라.
하지만 나에겐 맛집 방문 철학이 있다.
직원이 싸가지 없는 곳이라면? 알고 가면 안 싸가지 없다. 알고 가면 상처 안 받는다.
바빠서 정신없는 곳이라면? 알고 가면 괜찮다. 사람이 더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게된다.
뭐 바쁘다는데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싸가지 없는 곳보단 훨씬 낫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상록수엔 재방문 의사가 있다!!
꼭 가보시길 추천한다!
평점
●●●●◐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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